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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론 번역에 사용된 한글술어’ 조명

 

 

 

불교경론 번역에 사용된 한글술어를 살펴보는 세미나가 열렸다.

 

티벳대장경역경원(원장 진옥스님)은 12월 1일 오후 1시 동국대학교 경주캠퍼스 백주년기념관에서 ‘경론 번역에 사용된 한글술어’라는 주제로 2017 티벳대장경역경원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기존 역경작업에서 사용된 한글술어를 정리하고 한글술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파악함으로써 한글술어를 기반으로 티벳대장경을 번역하는 토대를 마련하고자 했다.

 

‘범어본 경론의 번역에 사용된 한글술어’를 주제로 발표한 심재관 강릉대 교수는 전재성의 『십지경-오리지널 화엄경』에 사용된 한글 용어에 대해 논의했다. 심재관 교수는 “전재성의 『십지경』은 최소 한글을 사용하는 번역자가 ‘번역’ 그 자체만을 고려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적어도 ‘불교용어의 한글화’에 대해 자의식적 노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시적 어휘를 논문이나 번역 속에 뒤섞어 쓸 경우, 순간적 성취감이나 신선함을 불러일으킬 수는 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후세 사람들에 의해 무시되거나 오해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예를 들어 “십지경에는 바라밀을 ‘초월의 길’로, 보살은 ‘깨달음을 향한 님’, 중생은 ‘뭇삶’ 등으로 옮겼는데 이는 번역의 다양성이라는 측면에서 받아 들일만 하지만 오히려 낯설게 보일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심재관 교수는 “한글 술어에 대한 역자의 지나친 애정과 정성이 자칫 독자들을 잃거나 독해를 어렵게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임승택 경북대 교수가 『빠띠삼바다막가 (Patisambhidāmagga) 역주』에 사용된 한글술어’에 대해 발표했다. 임승택 교수는 『빠띠삼비다막가 역주』에 사용된 대표적인 한글술어 10개를 사례로 추려 소개했다. 그 중 “‘형성력’이라는 번역은 십이연기의 두 번째 지분으로 사용되는 경우에 해당 된다”면서 “이것은 무명을 조건으로 발생하는 것인 동시에 다시 의식을 발생시키는 조건으로 기능하는데 즉, 무명과 의식을 잇는 매개적 역할을 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 어떻게 하면 보다 온전하게 빨리어 경전을 번역해 낼 수 있을지 제언했다. 임승택 교수는 “번역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작업에 임할 것, 번역어 선정 및 통일성을 이루기 위한 논의구조를 확립할 것, 번역비평 및 번역론에 관련한 논의를 활성화할 것, 아비담마의 주석서와 해설서를 충분히 참고할 것, 번역된 성과물에 색인집 혹은 용례집을 포함시키는 것을 관례화할 것, 번역된 성과물에 PTS 교열본의 페이지 숫자 기재를 관례화할 것, 기존 번역사례 및 선행연구를 충분히 반영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어서 ‘북한 선역본 팔만대장경의 한글술어’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 티벳대장경역경원 객원연구원 이인혜는 “남한의 경전번역이 전공자나 일부 불자들에게만 읽혀지는 현실을 생각할 때 북한의 번역은 주체성, 합리성, 실용성을 기준으로 원무의 뜻을 그대로 살려 원전에 손색없이 번역한다”고 평했다. 이인혜 연구원은 북한 역자들의 번역에서 실용성을 보여주는 사례를 소개했다. “예를 들어 내하지옥(奈何地獄)을 ‘어찌하랴 지옥’으로, 사무량심(四無量心)을 중생을 위하는 네 가지 마음, 나형외도(裸形外道)를 ‘벌거숭이외도/알몸뚱이외도 등으로 번역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문헌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역자의 첫 번째 일”이라며 “번역자가 이해하고 번역했다면 원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과감하게 의역을 해도 뜻이 통하는 반면 이해 못한 채 번역했다면 원문 그대로 축자번역을 해도 뜻이 제대로 통하지 않는다. 역자의 이해력이 전달력을 좌우한다”고 가름했다.

 

강명희 동국대 교수는 ‘한글대장경 『유가사지론(瑜伽師地論)』 의 한글술어’란 주제를 통해 『유가사지론』 의 동국대학교 역경원 번역본과 전자불전 번역본을 비교하여 새로운 한글술어에 대해 모색했다. 안식·이식·비식·설식·신식의 한글번역을 용례로 “안식의 원어 ‘cakṣur-vijñāna’를 역경원본은 ‘눈알음’으로 번역하고 전자불전역은 한역 그대로 ‘안식’, 역경원본은 이·비·설·신의 경우 귀알음·코알음·혀알음·몸알음이라고 번역해 순수 우리말로 번역한 공이 크다고 할 수 있지만 불교용어의 의미가 잘 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명희 교수는 “초본 한글역 『유가사지론』은 불교용어에 익숙한 사람이 읽으면 오히려 지나친 한글 술어의 반복으로 원전의 의미를 이해하기 어렵다”며 “읽는 독자층을 고려한 한글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순수 한글역이 진행된 경우의 용어들은 산스크리트 원어의 의미를 충분히 살리고 불전에서 전개된 요의들을 파악한 뒤, 다시 한문과 한글을 혼용하여 번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티벳대장경역경원 원장 진옥스님은 “어떻게 하면 부처님 말씀에 좀 더 가깝고 사람들이 읽기 쉽게 만들 수 있을까가 역경원의 숙제”라며 “오역을 함으로써 부처님 말씀이 훼손되어서도 안 되고, 학자들만 보는 전문적인 번역이 되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진옥스님은 “짧은 시간에 되리라 생각지 않는다. 그간 한국에서 번역했던 분들의 용어를 대입해 중요한 용어들은 학자들과 토론을 통해서 융합해 나갈 수 있는 방법들을 강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왼쪽부터 시계방향> 심재관 교수, 임승택 교수, 강명희 교수, 이인혜 연구원

 

<사진> 사회를 맡은 연구부장 범국스님

 

<사진> 총평을 하고 있는 역경원장 진옥스님

 

 
 
 
 

 

 
 

글쓴날 : [17-12-05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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